크리스티 커(미국)가 극적인 버디로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에서 통산 20승 고지를 밟았다.
커는 29일 말레이시아 TPC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사임다비 말레이시아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 더블 보기 1개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5언더파를 기록한 커는 다니엘 강, 재키 콘콜리노(이상 미국), 펑샨샨(중국)을 한 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롯데 챔피언십에 이어 시즌 2승 째. LPGA투어 통산 20번째 우승이다.
15언더파 선두로 출발한 커는 14언더파 2위 펑샨샨(중국), 11언더파 3위 김세영과 함께 챔피언 조에서 우승을 겨뤘다. 경기 초반 선두권 선수들이 부진했다. 커는 14번 홀까지 버디 2개, 더블 보기 1개를 잡아내며 아슬아슬한 선두를 유지했다. 파3, 7번 홀에서 티샷이 물에 빠지며 더블 보기가 나왔다.
커는 이후 보기와 버디를 번갈아 기록했다. 15번 홀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지며 보기를 했다. 파5, 16번 홀에서도 티샷이 벙커에 빠졌지만 3온1퍼트를 하며 백투백 버디를 잡아냈다. 그러나 커는 17번 홀에서 또 다시 보기를 했다.
콘콜리노와 다니엘 강이 14언더파로 먼저 라운드를 마쳤다. 콘콜리노는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솎아내며 4타를 줄였고, 다니엘 강은 12번 홀 이글 이후 버디 3개를 더 추가하며 14언더파를 만들었다.
커와 동반 라운드를 한 펑샨샨도 17번 홀까지 14언더파를 기록했다. 13번 홀까지 보기 2개를 범하며 우승권에서 멀어졌지만 16, 17번 홀 연속 버디로 반등했다.
마지막 홀인 파4, 18번 홀. 두 선수 모두 파를 기록한다면 커, 펑샨샨, 콘콜리노, 다니엘 강 4명의 선수가 연장전에 돌입하게 되는 상황이었다. 커의 세컨드 샷이 홀컵 10m 이상 거리에, 펑샨샨의 세컨드 샷은 7m 정도 거리에 붙었다. 다니엘 강과 콘콜리노는 연장을 예상하고 연습 그린에서 퍼트 연습에 들어갔다.
거리가 먼 커가 먼저 버디 퍼트를 했다. 10m 넘는 거리에서 친 커의 퍼트는 그대로 홀컵에 빨려들어갔고, 커는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했다. 펑샨샨이 버디 퍼트를 성공해야 연장전에 들어가는 상황. 그러나 펑샨샨의 버디 퍼트는 홀을 외면했고, 커는 캐디와 포옹하며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박성현이 13언더파 공동 5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박성현은 버디 8개와 보기 2개, 더블 보기 1개를 기록했다. 전인지와 김세영이 12언더파 공동 9위로 대회를 마쳤다. 전인지는 12번 홀까지 버디 6개를 잡아내며 역전 우승을 노렸지만 낙뢰 위험으로 대회가 중단되면서 흐름이 깨졌다. 결국 전인지는 경기 재개 후 보기 1개 만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신봉근 기자 shin.bonggeun@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