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 커는 2010년대 들어서 LPGA에서 멀티 우승을 거둔 최고령 선수가 됐다.
베테랑 골퍼들이 10월의 마지막을 뜨겁게 달궜다.
국내 여자골프대회를 제외한 나머지 3개 대회에서 40대 골퍼들이 정상에 올랐다.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사임다비 말레이시아에서는 크리스티 커(미국)가 27번째로 LPGA 통산 20승 고지를 밟았다. 4명의 선수가 14언더파로 공동 선두에 오른 상황에서 마지막 홀 10m 장거리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마침표를 찍었다. 커는 올해만 3승을 수확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4월 롯데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고, 이달 초 유럽여자골프투어(LET)에서도 승수를 추가했다.
커는 이번 우승으로 2010년대 들어서 LPGA에서 한 시즌 멀티 우승을 거둔 최고령 선수가 됐다. 2014년 카리 웹(호주·39세5개월)보다 7개월 많은 나이에 멀티 우승을 거뒀다. 2011년 카트리오나 매튜(스코틀랜드·42세)에 이어 2010년대 두 번째 최고령 우승 기록이기도 하다. 역대 LPGA투어 최고령 우승자는베스 다니엘(미국·2003년)이다. 당시 다니엘은 46세 8개월의 나이에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LPGA투어는 베테랑 골퍼들의 활약이 거세다. 평균 우승 연령도 지난해 22.3세에서 27.4세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30대 이상 골퍼의 우승은 브리타니 랭(미국·US여자오픈)이 유일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커를 포함해 캐서린 커크(호주), 브리타니 린시컴, 스테이시 루이스(이상 미국),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 등이 승수를 쌓았다. 스윙잉 스커츠에서는 31세 지은희가 8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박세리, 구옥희에 이어 한국 선수 세 번째 최고령 우승이었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에서도 노장들의 관록이 빛나고 있다.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43세 황인춘이 연장 네 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강성훈을 누르고 트로피를 들었다. 올 시즌 코리안투어 두 번째 40대 우승이다. 지난 4월 전남오픈에서 76년생 김성용이 11년 만에 투어 첫 승을 차지한 바 있다.
김성용과 동갑내기인 라이언 아머(미국)도 30일 끝난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샌더슨 팜스 챔피언십에서 프로 데뷔 18년 만에 PGA투어 첫 승을 거뒀다. 지난해 2부 투어(웹닷컴)에서 프로 통산 첫 승을 거뒀던 아머는 1년 만에 PGA투어에서 정상에 오르며 무명의 설움을 떨쳐냈다.
PGA투어에서는 50대 선수들의 우승도 7차례 있었다. 1965년 샘 스니드(미국·52세10개월)가 최고령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KPGA투어에서는 2005년 매경오픈에서 최상호가 50세4개월에 우승했다.
신봉근 기자 shin.bonggeun@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