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에비앙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솎아낸 제니퍼 송이 가장 자신 있는 클럽인 퍼터에 입맞춤을 하고 있다. [JTBC골프 김종우]
재미동포 제니퍼 송(한국명 송민영)이 날카로운 퍼트감을 앞세워 데일리 베스트를 기록했다.
제니퍼 송은 16일 프랑스 에비앙 르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에비앙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솎아내며 중간합계 5언더파로 올라섰다. 데일리 베스트를 기록한 그는 1라운드 공동 56위에서 공동 6위로 순위를 대폭 끌어올렸다. 선두 모리야 쭈타누깐(태국)과는 4타 차라 마지막 날 역전 우승 가능성도 남겨뒀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이름을 날렸던 제니퍼 송은 퍼트가 장기다. 경사가 심해 퍼트가 까다로운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은 제니퍼 송이 좋아하는 코스 중 하나다. 그는 “퍼팅에 자신이 있는 편이라 마음 편하게 하고 있다. 열 발자국 거리에서는 모두 버디를 노린다”라고 말했다.
2라운드에서 제니퍼 송의 장기가 빛났다. 퍼트 수가 26개에 불과했다. 17번 홀에서는 10m 거리의 버디 퍼트도 깨끗하게 성공시켰다. 그는 “샷감이 좋지 않았는데 버디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아서 좋은 스코어가 나왔다. 17번 홀에서는 세컨드 샷이 나무에 걸려 거리 손해를 봤다. 열 세발 정도의 퍼트였는데 거리만 맞춘다는 생각으로 스트로크를 했는데 홀 안으로 들어갔다”며 환하게 웃었다. 더블 브레이크에 슬라이스 라인으로 어려웠던 퍼트였지만 제니퍼 송은 버디를 만들어냈다.
이번 대회에서 위기 탈출 능력도 돋보인다. 1, 2라운드에서 벙커 세이브율이 100%에 달했다. 12번 홀에서도 위기를 잘 넘겼다. 티샷을 당겨 벙커로 보냈지만 안전하게 빼낸 뒤 세 번째 샷을 준비했다. 핀까지 남은 거리는 36야드. 58도 웨지를 잡은 제니퍼 송은 핀 1.5m 옆에 볼을 떨어트린 뒤 여유롭게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그는 “12번 홀을 파로 마무리한 게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2011년 LPGA투어에 데뷔한 제니퍼 송은 올 시즌 평균 퍼트 수 부문에서 28.89개로 4위를 달리고 있다. 그린 적중 시 퍼트 수도 1.78개로 뛰어난 편이다. 그는 “1라운드 오후 경기는 스파이크 자국이 많아서 퍼팅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은 원하는 라인대로 공이 잘 굴러갔다. 그린 스피드도 어제보다 빨랐는데 빠른 그린 스피드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올해 21개 대회에 출전한 제니퍼 송은 톱10에 한 번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약 20만 달러를 벌어들여 상금 순위 59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그는 에비앙 챔피언십 컷 통과에 성공하면서 아시안스윙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컷 탈락이 없는 아시안스윙에 참가하려면 상금 순위 60위 안에 들어야 한다.
제니퍼 송은 “욕심을 가질 위치가 아니다. 오늘 하던 대로 최종 라운드도 침착하게 임하겠다. 올해 한 번도 기록하지 못했던 톱10으로 마무리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의 올해 최고 성적은 볼빅 챔피언십의 공동 11위다. 역대 메이저 최고 성적은 2009년 US여자오픈 공동 13위. 당시 제니퍼 송은 아마추어 베스트 스코어를 기록하며 깜짝 돌풍을 일으켰다.
에비앙=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