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영과 유소연이 26일 혼다 LPGA 타일랜드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했다.
‘소리 없이 강한’ 대표주자간 맞대결에서 양희영(PNS창호)이 웃었다.
26일(한국시간) 태국 촌부리 시암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혼다 타일랜드 4라운드. 챔피언 조에서 최근 우승은 없지만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는 양희영과 유소연(메디힐)이 우승컵을 놓고 다퉜다. 둘은 매치 플레이 같은 경쟁을 펼쳤고, 양희영이 최종 22언더파로 우승했다. 대회 최소타 기록 우승이다. 나흘 내내 안정된 경기력을 뽐냈던 양희영은 결국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완성했다. 2년 만에 대회 정상 탈환에 성공한 양희영은 LPGA투어 통산 3승째를 챙겼다.
양희영이 지난 2년간 44경기 동안 우승이 없었다. 유소연은 2014년 8월 캐나다 여자오픈 우승 후 57경기 동안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우승이 간절했던 두 선수의 대결이라 더욱 관심이 집중됐다. 6642야드로 장타자에게 유리한 코스에서 양희영은 호쾌한 장타를 앞세워 유소연의 추격을 뿌리쳤다. 17언더파 2위에 오른 유소연은 LPGA투어 2개 대회 연속으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유소연은 지난해 최종전 CME 투어 챔피언십에서 2위에 오른 바 있다.
5타 차 선두로 출발한 양희영은 비교적 여유롭게 출발했다. 경쟁자들이 초반부터 추격했지만 양희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11언더파로 출발한 3위 김세영이 1, 2번 홀 연속 버디로 출발했고, 유소연도 1, 2번 홀 연속 버디로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양희영도 2번 홀에서 10m 거리의 어려운 버디 퍼트를 솎아내며 맞불을 놓았다.
7번 홀에서 양희영은 두 번째 버디를 낚아 20언더파로 올라섰다. 여전히 유소연과는 5타 차였다. 9번 홀에서 유소연이 버디를 낚아 전반에 둘의 타수는 4타 차로 끝났다.
후반 시작과 함께 유소연이 양희영을 다시 압박하기 시작했다. 프린지에서 8m 거리의 까다로운 내리막 버디를 성공시킨 유소연은 17언더파로 올라서 3타 차로 추격했다. 같은 조에서 경쟁했기 때문에 상대방의 샷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사정 타수 차까지 좁혀지자 양희영의 퍼트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11번 홀에서 3m 버디 퍼트가 홀컵을 돌고 나와 달아나지 못했다.
하지만 유소연이 실수를 범해 양희영은 다시 여유를 찾았다. 12번 홀에서 유소연이 파 퍼트를 놓쳐 보기를 한 것. 유소연이 다음 홀에서 버디하며 다시 압박했지만 양희영은 견고했다. 14번 홀 그린 주변에서 시도한 칩샷 실수로 6m 거리의 파 퍼트를 남겨뒀다.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양희영은 이 퍼트를 홀컵에 떨어뜨리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15번 홀 파4 259야드에서 양희영은 드라이버로 과감히 티샷을 한 뒤 1온에 성공했다. 6m 거리의 이글 퍼트는 실패했지만 가볍게 버디를 낚았다. 하지만 유소연은 2m 버디 퍼트를 놓치는 바람에 둘의 타수는 다시 4타 차로 벌어졌다.
17번 홀에서 양희영은 세컨드 샷을 벙커에 빠트렸지만 절묘한 벙커 샷으로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또 다시 위기를 넘긴 양희영은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대회 최소타 우승 기록까지 세웠다. 양희영은 "18번 홀 그린 위에 올라 왔을 때 행복했다. 부모님이 보는 가운데 우승을 차지해 기분이 좋다"며 "첫 우승이 일찍 나왔기 때문에 올 시즌 더욱 기대가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세영은 4타를 줄여 15언더파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전인지는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타를 줄였다. 렉시 톰슨(미국)과 함께 13언더파 공동 4위다.
최종일 시즌 첫 60대 타수를 적은 박인비는 3타를 줄여 공동 25위로 마쳤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