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 2위 에리야 쭈타누깐 등 쟁쟁한 우승 경쟁자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캐롤라인 마손. 첫 홀 더블보기 뒤 마음을 비운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세계랭킹 87위 캐롤라인 마손(독일)이 세계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를 제쳤다.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의 추격도 뿌리치면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5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케임브리지의 휘슬 베어 골프장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매뉴라이프 LPGA 클래식 최종 라운드. 마손은 버디 9개와 더블보기 1개, 보기 2개로 5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6언더파로 이미향과 이민지의 추격을 1타 차로 제쳤다.
누구도 마손의 우승을 점치지 못했다. 선두 이미향에 3타 차 공동 5위로 출발한 마손은 1번 홀(파4)부터 더블보기하면서 우승 경쟁에서 멀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1번 홀 더블보기가 약이 됐다. 마손은 6번 홀까지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인 뒤 9번 홀부터 12번홀까지 4홀 연속 버디를 잡으면서 선두로 치고 나갔다. 12번 홀까지 2개 홀에서만 파를 기록했고 나머지는 버디 또는 보기나 더블보기였다.
우승 경험이 없는 마손은 선두로 나선 뒤 쉬운 13번 홀(파4)에서 2m 파를 놓치면서 흔들리는 듯 했다. 그러나 16번 홀(파5)에서 투 온 뒤 1타를 줄여 16언더파 단독 선두로 나섰고 끝까지 타수를 지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올 시즌 상금랭킹 53위(22만7446달러)였던 마손은 올 시즌 벌어들인 돈과 맞먹는 22만5000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마손은 "첫 홀 더블보기를 하면서 마음을 비웠고 퍼트가 잘 됐다. 빨리 우승할 줄 알았는데 4년이나 걸렸다"며 울먹였다.
우승 경쟁은 대혼전이었다. 경기 중반까지 우승 가능권인 11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무려 20명이나 됐다.
가장 위협적인 도전자는 시즌 5승을 기록한 쭈타누깐이었다. 3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 쭈타누깐은 경기 중반 퍼트감이 흔들리기도 했지만 17번 홀까지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타를 줄여 1타 차 공동 2위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18번 홀(파4)에서 3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이 훅이 나면서 해저드에 빠져 우승 꿈을 접었다. 쭈타누깐은 마지막 홀 보기로 14언더파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1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이미향은 9번 홀까지 이글 1개와 버디 3개로 1타를 줄이며 순항했다. 그러나 어려운 10번 홀(파4)에서 나온 두 번째 샷 실수가 뼈아팠다. 두 번째 샷이 왼쪽으로 휘어져 해저드 말뚝 안쪽에 떨어졌고 가파른 오르막 러프에서 다시 샷 실수가 나왔다. 4타 만에 볼을 그린에 올렸지만 더블보기가 나왔다. 주춤했던 이미향은 15번 홀(파4)과 16번 홀(파5) 연속 버디로 다시 추격전을 시작했다. 18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면 연장전에 합류할 수 있었지만 5m 버디를 놓치면서 15언더파 공동 2위를 했다.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12번 홀(파5) 6m 이글로 14언더파까지 올라섰지만 더 이상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디펜딩 챔피언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도 14언더파 공동 5위다. 전인지와 김효주는 13언더파 공동 8위를 차지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