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 연장 승부 끝에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의 성유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마지막 날 전 세계 골프팬의 시선은 한국에서 온 무명 성유진에게 쏠렸다. 성유진은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 오픈에서 프로 데뷔 4년 만에 우승하며 이 대회에 초청받은 선수다.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 에바비치의 호아칼레이 컨트리클럽(파72, 6303야드)에서 열린 최종 라운드에서 성유진은 마지막 18번 홀 버디를 잡아내며 일찌감치 경기를 마친 중국의 리우 위와 함께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여기에 그레이스 김(호주)까지 3명이 플레이오프에 돌입했다.
리우 위가 4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경기를 먼저 끝낸 가운데 성유진과 그레이스 김은 나란히 1타 뒤진 채 파5, 18번 홀을 맞이했다. 두 선수 모두 세컨드 샷이 그린 앞 벙커에 빠졌고 세 번째 샷으로 벙커 탈출에 성공했다. 성유진이 가장 먼저 퍼트를 시도했고 침착하게 버디 퍼트에 성공했다. 같은 조에서 마지막으로 퍼트를 시도한 그레이스 김은 17번 홀에 이어 18번 홀에서도 버디를 잡으며 연장전 막차에 탑승했다. 그레이스 김의 막판 상승세도 무서웠다.
18번 홀에서 치러진 연장 첫 홀에서 리우 위가 가장 먼저 티 샷을 했지만 왼쪽 러프에 들어가고 말았다. 두 번째로 티잉 에어리어에 올라온 성유진의 표정에는 우승에 대한 결연한 의지가 엿보였다. 페어웨이 중앙을 지킨 성유진에 이어 그레이스 김도 안전하게 페어웨이 우측 공략에 성공했다.
세컨드 샷을 내리막 러프에서 한 리우 위는 그린에 공을 올리지 못하고 왼쪽으로 크게 벗어나고 말았다. 성유진의 세컨드 샷도 리우 위와 비슷한 방향으로 날아갔다. 반면 그레이스 김은 그린에 공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핀 근처에 가장 근접하게 떨어뜨렸다. 분위기는 일순간 그레이스 김의 우승으로 흘러가는 듯 보였다.
세 번째 샷을 한 리우 위의 공은 핀과 거리가 있었고 역시 러프에 있던 성유진의 세 번째 샷은 토핑이 나며 그린을 훌쩍 넘어가고 말았다. 성유진의 네 번째 샷마저 살짝 홀을 빗겨 가면서 미국 무대에서의 우승은 물거품이 됐다. 하지만 미국 무대에서 연장 승부까지 치를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는 것은 충분히 입증된 순간이었다.
연장 승부 끝에 우승을 차지한 그레이스 김(호주)
리우 위가 파를 기록하고 성유진이 보기를 기록한 가운데 그레이스 김은 침착하게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레이스 김은 루키로서 3개 대회 출전 만에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그레이스 김은 “17번 홀 버디가 가장 큰 분위기 반전의 순간이었다”면서 “연장전 두 번째 샷은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공격적으로 핀을 공략할 수 있었다. 캐디와 계속해서 커뮤니케이션했던 것이 주효했다. 이번 주 내내 캐디와 호흡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치엔 페이윤(대만)과 리네아 스트롬(스웨덴)이 11언더파 277타로 공동 4위에 올랐고 나타크리타 웡타위랍(태국)은 조지아 홀(잉글랜드) 등과 함께 공동 6위(-9)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선수로는 황유민이 공동 9위(-8)에 오르며 성유진과 함께 톱10 진입에 성공했으며 최혜진이 공동 13위(-6), 이미향이 공동 31위(-1)에 올랐다. 디펜딩 챔피언 김효주는 최종 합계 1오버파 289타로 주수빈, 제니퍼 송 등과 함께 공동 48위에 그쳤다.
흥미진진하게 치러진 대회 최종 라운드는 JTBC골프를 통해 오후 6시부터 다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