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유카 사소.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에서 동남아시아 출신의 젊은 골퍼들이 연이어 정상에 올랐다.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패티 타바타나킷(22·태국)에 이어 US여자오픈에서 유카 사소(20·필리핀)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사소는 7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올림픽 클럽 레이크 코스에서 끝난 US여자오픈에서 1~4라운드 합계 4언더파로 하타오카 나사(일본)와 동률을 이룬 뒤, 서든데스 연장에서 버디를 넣고 정상에 올랐다. 생애 첫 LPGA 투어 우승을 US여자오픈에서 이뤄낸 사소는 만 19세 11개월 17일의 나이로 박인비와 US여자오픈 최연소 우승 타이 기록을 작성했다. 또 이번 우승으로 LPGA 투어 시드도 확보했다.
일본인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유카 사소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일찌감치 주목받은 필리핀 골프의 기대주다. 2018년 8월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예상을 뒤엎고 개인전과 단체전을 휩쓸면서 대회 2관왕을 달성했다. 이어 2019년 프로로 전향한 그는 일본 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통산 2승을 일찌감치 거두는 등 단계별로 올라서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4월 초청 선수로 나선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서 첫날 8언더파 맹타를 휘두르고 강한 인상을 남겼던 그는 최종 6위로 대회를 마쳐 미국 무대에서도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리고 첫 우승을 US여자오픈에서 장식했다.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패티 타바타나킷. [사진 Gettyimages]
올 시즌 치러진 두 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동남아시아 출신 골퍼들이 우승한 게 눈길을 끈다. 지난 4월 열린 시즌 첫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선 패티 타바타나킷이 우승했다. 미국에서 경험을 쌓은 타바타나킷과 프로에 입문하자마자 일본에서 우승 경험을 만든 사소 모두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면서 LPGA 판까지 흔들었다. 장타가 돋보이는 타바타나킷, 로리 매킬로이의 스윙을 닮았다는 사소 모두 개성 넘치는 플레이 스타일도 눈에 띈다. LPGA 투어를 장악했던 한국 여자 골프에 말 그대로 강력한 도전자들이 등장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