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위 웨스트.
재미교포 미셸 위 웨스트(32)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복귀한 이유를 공개했다.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성희롱성 발언 때문이었다.
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타임스는 출산 후 은퇴를 준비하고 있었던 위 웨스트가 줄리아니 전 시장의 성희롱성 발언에 분노해 복귀를 결심했다고 보도했다.
문제가 된 발언은 지난 2월, 줄리아니 전 시장이 출연한 한 팟캐스트에서 나왔다. 그는 지난 2014년 미셸 위 웨스트와 자선 골프 행사에 참석했을 때를 떠올리며 “미셸 위의 퍼팅 자세가 특이해서 허리를 굽힐 때마다 속옷이 다 보였다”고 말했다.
미셸 위 웨스트는 전 시장의 발언 직후 크게 분노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내 앞에서는 미소를 지으며 경기력을 칭찬하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뒤에서는 속옷을 운운하며 나를 성적인 대상으로 삼았다니 몸서리가 쳐진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미셸 위 웨스트의 남편 조니 웨스트는 그녀에게 절제된 반응을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의 글에 감정이 과다하게 담겼다는 것이다.
그는 감정을 추스른 뒤 '(줄리아니가) 기억해야 할 것은 그날 내가 64타를 치고 모든 남자 골퍼들을 이겼다는 사실'이라면서 '허리를 잔뜩 굽히는 내 퍼트 자세는 정확도를 높이려는 방법이었지, 치마 속을 보라는 초대장이 아니었다'는 글을 SNS에 남겼다.
동시에 미셸 위 웨스트는 현역으로 복귀해야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깨달았다고 했다. 여성 골퍼인 그를 향한 성차별적 발언이 복귀를 자극한 셈이다. 또,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대우를 받는 세상에서 딸이 자라게 하고 싶다는 뜻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6월 딸 마케아 카말레이 유나 웨스트를 출산했다.
2년 만에 투어에 복귀한 미셸 위 웨스트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 출전했으나 컷 탈락했다. 4일 열린 두 번째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는 3오버파 공동 54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김현서 기자 kim.hyunse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