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리컨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셀카를 찍은 김세영.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가장 꾸준한 골퍼, 김세영(27)이 또하나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15 시즌 데뷔 후 개인 최고 시즌을 보낼 동력을 마련했다.
김세영은 23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벨에어의 펠리컨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LPGA 투어 신설 대회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3개로 이븐파를 기록하면서 합계 14언더파로 앨리 맥도널드(미국·11언더파)를 3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달 메이저 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이후 1달여 만에 시즌 2승을 거둔 김세영은 우승 상금 22만5000 달러(약 2억5000만원)를 받았다. 이번 우승으로 시즌 다승에 성공한 김세영은 올해의 선수 포인트(106점), 상금(113만3219 달러) 1위로 올라섰다.
김세영으로선 의미있는 우승이었다. 지난달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을 치른 뒤, 그는 휴식차 귀국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른 해외 입국자 방역 조치로 2주 자가격리를 거쳐야 했다. 집에만 머물면서 운동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는 이달 초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너무 힘들었다. 층간소음이 걱정돼 퍼트훈련만 했다. 자가격리를 마치고 공을 쳤는데 뒤땅을 여러 번 쳤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1달이 안 돼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김세영은 탄탄한 경기력으로 우승에 성공했다. 1라운드부터 선두권에 나서고, 2라운드부터 선두로 올라선 그는 내내 견고함을 유지했다. '빨간 바지'를 입고 나선 최종 라운드에선 동반 라운드한 경쟁자 맥도널드의 추격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김세영은 2015시즌 LPGA 투어 데뷔 후 매년 우승했다. 2015년 3승을 시작으로 2016년 2승, 2017년 1승, 2018년 1승, 지난해 3승을 거둬 10승을 채웠다. 이어 올해도 2승을 거둬 12승으로 신지애(11승)를 제치고 박세리(25승), 박인비(20승)에 이은 LPGA 투어 한국 선수 개인 통산 최다승 단독 3위에 나섰다. 3승을 거둔 시즌은 두 번 있었지만, 올해 김세영이 거두고 있는 성적은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을 정도다. 김세영은 올 시즌 상금과 올해의 선수, 평균타수 등에서 모두 선두에 나서있다. 다음달 US여자오픈,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등 결과에 따라 충분히 여러 개 개인 타이틀 획득이 가능한 상황이다. 내친 김에 여자 골프 세계 1위도 넘보고 있다. 현재 고진영에 이어 세계 2위인 김세영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올해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었지만, 도쿄올림픽이 연기되면서 세계 랭킹 1위를 새로운 목표로 잡았다. 세계 1위를 해내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