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MG 여자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세영.
김세영(27)이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 6년 만에 개인 첫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르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물론 우승을 하는 과정까지 느꼈던 압박감도 컸던 것도 털어놨다.
12일(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뉴타운 스퀘어의 애러니밍크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7타를 줄인 김세영은 합계 14언더파로 박인비(9언더파)를 5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2015년 LPGA 진출 이후 6시즌 만에 첫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랐고, 개인 통산 11승을 달성해냈다.
LPGA 투어 통산 두자릿수 우승 기록이 있지만 메이저 우승이 없던 김세영에겐 매우 값진 성과였다. 그는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하게 돼서 눈물을 참고 싶은데 언제 터질지 모르겠다"고 감격해하면서 "오랜 기간 동안 메이저 우승이 없었는데, 이렇게 우승하게 돼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마지막 라운드지만 마지막 라운드가 아닌 것처럼 플레이했다. 끝까지 놓지 않으려고 했다. 우승도 우승이지만 마지막까지 베스트 플레이를 하려고 했던 것이 목표였다. 그게 잘 이뤄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최종전이었던)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우승 땐 기뻤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뭔가 감동적"이라던 김세영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해서 그런지 몰라도 CME 대회 때와는 다른 감정이다"면서 "1998년에 박세리 프로님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했을 때 나도 메이저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2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은 김세영은 일찌감치 초반에 우승을 예감한 듯 했다. 물론 처음엔 불안감도 컸다. 그는 "전날 잠잘 때부터 압박을 느꼈다"면서 "여기 와야 하는 예상 도착 시간보다 30분 정도 늦었다. 시간을 놓칠 정도로 당황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에게 좀 더 집중하고, 초반 좋은 퍼트 감각을 느꼈던 게 신들린 플레이로 연결됐따. 그는 "2번 홀에서 실수했는데 긴 퍼트를 넣었다. 그것을 넣었던 것이 좋은 흐름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김세영의 우승 뒤엔 박인비와의 경쟁도 있었다. 그는 "(인비 언니에게) 너무 감사하다. 인비 언니는 내가 좋아하는 선수이고, 좋아하는 언니로서 대결 구도를 가졌다는 것에 영광스럽다. 앞으로 골프를 치면서 이런 좋은 기회가 더 많아서 서로 멋있는 플레이를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세영은 가족에 대한 고마움도 함께 밝혔다. 그는 "매일 통화했다. 혼자 투어에 있으니 (부모님이) 걱정하신다. 밥 먹는 것, 운전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신다. 이번에 혼자 투어를 처음으로 하게 됐는데, 걱정하신 것보다 잘 해서 이제 걱정을 덜지 않으셨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돌아가면) 가족들과 만나 서로 안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