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자가 된 이미림.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7년차 이미림(30)이 메이저 퀸이 됐다.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역전 우승하면서 활짝 웃었다.
이미림은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힐스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1개로 5타를 줄여 합계 15언더파를 기록했다. 18번 홀(파5)에서 환상적인 칩인이글로 공동 선두로 올라서 넬리 코다(미국),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동률을 이루고 연장 승부를 펼쳤다. 18번 홀에서 펼쳐진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기록한 이미림은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이자, 3년 6개월 만에 LPGA 투어 통산 4승을 거뒀다. 우승 상금 46만5000 달러(약 5억5000만원)를 받았다. 이미림은 이 대회 우승자만 할 수 있는 우승 세리머니인 포피스 폰드 입수 주인공이 됐다. 포피스 폰드는 이 대회장 18번 홀 그린 옆에 있는 호수다.
이미림에겐 뜻깊은 우승이었다. 2014년 LPGA 투어에 진출한 이미림은 2016년 3월 KIA 클래식 우승 이후 한동안 우승이 없었다. 지난해엔 24개 대회에서 톱10에 단 2번 올랐고, 올 시즌에도 앞서 치른 2차례 대회에서 모두 컷 탈락했다. 그러나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화려하게 떠올랐다. 그는 최종 라운드에서 결정적인 순간마다 환상적인 칩샷으로 승부를 흥미롭게 끌고 갔다. 6번 홀(파4)과 16번 홀(파4)에서 그린 주변에서 시도한 칩인버디가 들어갔고, 선두였던 코다에 2타 차 뒤진 18번 홀(파5)에선 칩인이글로 순식간에 동률을 이뤘다. 이어 연장 첫 홀에서 2m 거리 버디 퍼트를 침착하게 넣어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미림의 우승으로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건 6번째 사례로 기록됐다. 2004년 박지은, 2012년 유선영, 2013년 박인비, 2017년 유소연, 2019년 고진영에 이어 이미림이 6번째 포피스 폰드에 입수한 한국 선수가 됐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