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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세 번 칩인은 처음" 이미림에 따라온 행운과 기적

김지한 기자2020.09.14 오전 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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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 인스퍼레이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이미림.

"숙소에 가서 가족들과 통화도 좀 해야죠. 그리고 잠을 푹 자고 싶어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을 제패한 이미림(30)의 우승 당일 밤 계획이었다. 그 어떤 승부보다 짜릿했고, 마침내 이뤄낸 역전 우승에 얼떨떨해하면서도 좋은 전환점이 된 듯 했다. 이미림은 14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1개로 5타를 줄여 합계 15언더파로 넬리 코다(미국),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동률을 이룬 뒤,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넣어 역전 우승을 확정지었다. 개인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이자, LPGA 투어 개인 통산 4승을 달성해냈다. 그는 최종 라운드에서 고비 때마다 나온 환상적인 칩샷으로 타수를 줄여가면서 끝내 역전 우승까지 성공했다.

우승자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미림은 "기분이 너무 좋다. 안 믿겨진다. '내가 미쳤구나', '잘 했구나' 그런 생각만 든다. 그냥 안 믿겨진다. 언니 만나보고 가족들이랑 통화를 해봐야 실감할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우승 직후 방송 인터뷰에서도 "믿기지 않는다"면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미림은 이 대회 우승자 전통 세리머니인 18번 홀 그린 옆 호수 '포피스 폰드' 입수 세리머니도 펼쳤다. 그는 입수 직전 잠시 머뭇거렸던 상황에 대해선 "조금 무서웠다. 물을 무서워하지는 않는데 깊어 보여서 무서워하면서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4라운드 치르면서 오늘이 제일 힘들었다"던 이미림은 "원하는 대로 샷도 안 나오는 게 많았고 힘들었다. 그런데 어프로치가 잘 됐고,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며 환상적인 칩샷 세 방에 대한 소감도 함께 밝혔다. 그는 이날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간 18번 홀 칩인이글 상황에 대해 "17번홀에서 보기를 해서, 버디만 하자고 생각했다. 뒷조에서 버디를 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2등 스코어만 생각하면서 내가 해야 할 것만 하자는 생각으로 쳤는데, 그게 이글이 됐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전에 한 라운드에서 두 번까지 칩인한 적은 있었지만 세 번은 없었다"던 그는 "우승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런 생각을 많이 안 하려고 하면서 쳤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30야드 거리의 16번 홀(파4) 칩인 버디 상황을 이날 최고의 순간과 샷으로 꼽기도 했다.

이미림은 "메이저라고 해서 다르게 생각하지않는 것 같다. 메이저나 다른 대회나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에게는 크게 부담감이 있지는 않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그는 "비록 우승을 했지만 아직 개선하고 고쳐야 할 게 많기 때문에, 그 점에 초점을 맞추고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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