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부산의 LPGA 인터내셔널 부산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공식 포토콜에서 최혜진, 폴라 크리머, 대니얼 강, 고진영, 브룩 헨더슨, 허미정(왼쪽부터)이 대회 트로피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부산으로 시집을 오게 되면서, 부산댁이라는 별명을 얻었어요."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승을 거둔 허미정(30)이 부산에서 열리는 LPGA 투어 대회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임하는 각오에 첫 마디가 이랬다. 지난 8월 레이디스 스코티시 오픈, 지난달 인디 위민 인 테크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던 그는 국내 유일의 LPGA 투어 대회이자 남다른 인연이 있는 부산에서 의미있는 성적을 다짐했다.
허미정은 지난해 1월 부산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왕덕의(32)씨와 결혼했다. 2016년 지인의 소개로 만나, 2년 가까이 연애한 끝에 부부의 연을 맺었다. 왕 씨는 올해 들어 두 차례 휴가를 내 아내 외조에 힘썼는데, 공교롭게 그 현장에서 아내의 우승을 모두 지켜봤다. 왕 씨는 이번 대회를 포함해 대만, 일본 등에서 열리는 아시안 스윙 기간에 허미정과 함께 도움을 줄 계획이다. 앞서 21일엔 브룩 헨더슨(캐나다) 등 외국 선수들을 초청해 왕 씨가 잘 아는 참치횟집에서 저녁 식사 대접도 했다.
그만큼 허미정은 남다른 기분에서 이번 대회를 맞는다. 그는 "부산 친구들도 시합장에 올 것 같고, 무엇보다 시댁 식구들이 많이 올 것 같다. 그래서 부담감도 있겠지만, 즐기면서 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시부모님이 골프를 진짜 좋아한다"고 한 그는 "골프에 대해서 많이 아시다보니 얼마나 이게 어려운 운동인지도 안다. 나한테 최대한 부담 갖지 말고 즐기면서 하면 좋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스트레스도 잘 안 받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2009년 LPGA 첫 승을 거두고, 두 번째 우승까지 5년, 이어 세 번째 우승까지 다시 5년이 걸렸던 허미정은 인디 위민 인 테크 챔피언십에서 거둔 4승까지는 7주 밖에 되지 않았다. 그는 "통산 3승하고나서 '5년 주기로 우승한다'는 기사를 봤다. 또 5년을 기다려야 하나 싶었는데, 그 주기설을 없애서 좋다"면서 "남은 시합에서도 지금까지 해왔던 플레이를 그대로 펼쳐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