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진이 퀄리파잉(Q) 시리즈 5라운드에서 톱5를 유지했다. [사진 LPGA]
세계 최고의 여자 골프 무대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파이널 퀄리파잉(Q) 시리즈에 출전한 성유진(한화큐셀)이 미국에서 보내오는 일기 형식의 연재 시리즈 5번째 편. <편집자 주>
Q 시리즈가 시작된 지 벌써 6일(5라운드)째다. 본선부터는 나와 궁합이 잘 맞는 크로싱스 코스(파72)에서 경기를 치른다. 그렇지만 연습은 필수! 오늘은 경기 전에 어프로치샷을 중점적으로 연습했다.
티오프 시간에 맞춰 1번 티잉 구역으로 향했다. 오늘은 21그룹으로 배정받아 오전 9시 20분에 미국의 굴린 카우르 선수, 일본의 사이고 마오 선수와 경기를 시작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2번 홀(파3)에서 첫 버디를 잡았고 5번 홀(파4)에서 1타를 더 줄였다. 이전까지 5번 홀에선 모두 파를 기록해 아쉬웠는데 오늘만큼은 버디를 잡아 기뻤다. 어제 경기 후 캐디와 리뷰하면서 새로운 공략법을 짠 게 적중한 것 같아 자신감이 생겼다. 다만 곧바로 7번 홀(파4)에서 그만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벌써 이 코스에서만 세 번째다. 후반에는 보기 없이 버디 2개를 더 추가하고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순위를 확인해 보니 공동 5위(17언더파)를 유지했다. 다행이었다. 리더보드 최상단에는 이소미 선수의 이름이 보였다. 한국 선수로서 참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이제 단 하루 남았다. 오늘은 LPGA 투어와의 인터뷰 없이 곧바로 드라이빙 레인지로 향했다. 캐디와 대회 리뷰를 한 뒤 마지막으로 샷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스윙 연습을 마치고는 이동하는 중에 엄마와 저녁 메뉴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랬더니 금세 배가 고파졌다. 결국 저녁 먹기 전에 애피타이저(?)를 먹기로 결정. 근처 한인 가족이 운영하는 wild wing station이라는 가게에 들러 이것저것 맛있게 먹었다.
여기 사장님이 어렸을 때 골프를 하셔서 한국 골프 선수들에 대한 애정이 많으셨다. 저녁으로 수육과 도미 구이까지 챙겨주셨다. 교민들의 과분한 사랑을 받을 때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사명감이 든다.
한국에 있는 팬들도 생각났다. 사실 팬들을 생각하며 이번 Q 시리즈를 더 열심히 준비했다. 어서 빨리 팬들에게 좋은 소식을 들려주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의 1호 팬인 엄마. 나를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팬이다. 오늘도 숙소에 돌아오자마자 마사지를 해주셨다. 엄마도 무척 피곤할 텐데.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건 엄마를 비롯해 팬들 덕분이다. 가까이서 혹은 멀리서 밤잠을 설쳐 가며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시는 팬들이 있어 오늘 하루도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