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흥철은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았다. [사진 KPGA]
주흥철이 시즌 첫 승이자 통산 2승을 거뒀다. 2년 전 첫 승을 올리고 눈물을 흘렸던 군산에서 다시 우승컵을 들었다.
주흥철은 4일 전북 군산 골프장에서 열린 NS홈쇼핑 군산CC 전북 오픈 최종라운드에서 버디만 6개 잡았다. 합계 12언더파로 공동 2위 한민규와 이형준을 1타 차로 따돌렸다.
매 홀, 매 샷이 끝날 때마다 리더보드가 요동쳤다. 잔잔한 날씨에 선수들은 공격적인 경기를 펼쳤고, 선두권은 혼전양상이 됐다. 주흥철과 모중경, 주흥철, 김인호, 이상엽, 이창우 등이 우승 경쟁을 했다. 먼저 출발한 이형준도 이날만 8타를 줄이며 리더보드 상단에 합류했다.
4타 차 공동 6위로 출발한 주흥철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는 완벽한 경기를 했다. 8번 홀부터 4연속 버디를 하면서 단숨에 선두로 뛰었다. 14번 홀에선 덤불에 빠진 볼을 잘 빼내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마지막 홀까지 벌어둔 타수를 잘 지킨 주흥철은 12언더파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를 먼저 끝낸 주흥철은 18번 홀에서 챔피언 조를 지켜보며 "솔직히 이대로 경기가 끝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 바람은 이뤄졌다. 1타 차였던 모중경은 마지막 홀에서 벙커에 빠져 더블 보기를 기록했다. 역시 1타 차로 추격한 한민규의 마지막 홀 10m 정도의 버디 퍼트는 홀 바로 옆을 스쳐 지나갔다.
2007년 투어에 데뷔한 주흥철은 2014년 군산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거뒀다. 당시 아내와 몸이 아픈 아들을 안고 눈물을 펑펑 흘려 화제가 됐다. 올해 톱10이 한 번도 없던 그는 2년 만에 군산에서 시즌 첫 승이자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올렸다.
사흘 연속 선두를 지킨 모중경은 전반에 1타를 잃고 밀려났다. 전날까지 느긋했던 그도 11번 홀에선 이글 퍼트를 한 뒤 발을 동동 굴렀다. 홀 바로 앞에 멈추는 듯 보인 공은 그가 발을 구르자 홀컵에 떨어졌다. 모중경은 불끈 주먹을 쥐었다. 하지만 이후 타수를 줄이지 못했고, 마지막 홀에서 1m가 채 안되는 보기 퍼트도 놓쳐 9언더파 공동 5위다.
한민규는 11언더파 공동 2위를 기록했다. 그는 13번 홀에서 칩 인 버디를 성공시키고 공동 선두에 오르자 양 팔을 들어올려 만세를 불렀다. 하지만 이어진 14번 홀(파4)에서 5온1퍼트로 더블 보기가 나왔다. 4온에도 실패한 한민규는 고개를 숙인 채 러프에 무릎을 꿇었다. 17번 홀에선 1m 버디 퍼트가 빗나갔고, 마지막 홀 버디 퍼트도 홀을 스쳤다.
김인호는 10언더파 공동 4위다. 출발은 좋았다. 첫 홀 버디를 잡았고, 갈대밭에 빠진 2번 홀에선 클럽을 거꾸로 잡고 볼을 빼내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잠시 선두에 올랐지만 9번 홀(파5)에서 2온을 시도하다가 해저드에 빠져 더블 보기를 했다. 348야드짜리 12번 홀(파4)에선 1온을 노렸지만 또 그린 앞 해저드에 빠졌다. 다시 친 티샷을 단번에 그린에 올리는데 성공했지만 보기를 기록해 우승 경쟁에서 이탈했다.
공동 2위 이형준은 마지막 4개 홀에서 4연속 버디를 잡는 등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낚았다. 이상엽은 마지막 홀 더블 보기를 해 8언더파 9위다.
최진호는 4타를 줄여 6언더파 공동 16위다. 7타를 줄이고 가던 20세 신예 박장호는 마지막 2개 홀에서 5타를 잃어 5언더파 공동 21위로 밀려났다.
군산=원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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