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라운드 중단을 알리는 토토재팬클래식 홈페이지
‘온난화로 인한 지구 대기의 역습인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와 일본여자골프(JLPGA)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토토재팬클래식 3라운드가 기상 악화로 취소되면서 54홀 대회로 축소됐다.
LPGA투어와 일본 시가현 오쓰의 세타 골프장 관리팀은 2일 무빙데이 경기를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인해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전날 저녁 폭우로 인해 코스에 강수량이 높았고 선수들의 안전을 우려해 취소하게 됐다”고 설명을 더했다. 마지막날도 예보 상황이 불안정해 파이널 라운드 시작을 오전 7시30분으로 당겼다.
올해의 악천후로 인한 JLPGA 시즌 일정이 차질을 빚은 대회는 이번이 벌써 8번째다. 3월엔 V포인트×에네오스골프, 악사레이디스 미야자키, 야마하레이디스오픈카츠라기까지 3번이나 18홀 하루가 취소되었다. 6월엔 대회 중 상금이 가장 많은 어스몬다민컵이 악천후로 하루 경기를 못하자 월요일 예비일을 사용해 72홀을 완수했다.
월요일에 대회를 마친 건 지난 2021년 메이저인 일본여자오픈 이후 투어에서는 3년 만의 결정이었다. 이어 6월 시세이도레이디스오픈과 8월 골프5레이디스, 9월 미야기테레비배 던롭여자오픈까지 단축 경기로 치러졌다. 지난 9월 던롭여자오픈은 3일경기여서 결국 2라운드 36홀 경기로 마쳤다.
세타 골프장 18번 홀 그린 [사진=게티이미지]
어떤 대회는 단축 경기를 마치기 위해 세컨드 컷(제 2차 예선 컷)을 실시하기도 했다. 일본은 올해 잦은 태풍과 악천후로 인해 흥행과 운영에 역대급 타격을 받고 있다. 1988년 JLPGA의 투어 시스템 시행 후 89년, 90년, 21년에 각각 단축이 7번 있었는데 올해는 역대 기록을 경신했다.
게다가 11월의 JLPGA 대회 중지는 작년의 다이오제지에리엘레이디스, 지난 1990년 마츠다 재팬챔피언십 파이널, 2004년 이토엔레이디스의 1라운드에 이어 4번째 사례가 됐다. 일본은 올해 시즌 38개 대회가 예정된 가운데 5분의 1이 차질을 빚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는 결코 먼나라 일이 아니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
지난 9월 미국에서 생긴 초대형 허리케인 헬렌으로 사망자 230명을 내며 큰 피해를 입힌 데 이어 지난달 ‘100년 만에 최악의 폭풍’으로 불린 밀턴이 미국 플로리다를 강타하면서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를 개최하는 오거스타내셔널까지도 큰 피해를 입었다. 기후학자들은 앞으로도 초강력 태풍이 발생 빈도를 높일 것이라고 경고한다.
빈도가 많아지고 강도가 세진 태풍과 허리케인을 맞이하는 골프 대회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 올해 가을까지 무더운 날씨와 게릴라성 폭우가 이어지면서 한지형 잔디를 식재한 국내 상당수 골프장 잔디 상태가 나빴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올해 유독 국내 프로 대회에서 프리퍼드 라이 룰을 많이 적용했다. 예비일 제도와 세컨드 컷은 그에 대응하는 방식의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