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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스페셜 인터뷰] 최혜진 "LPGA 도전, 한 번도 후회한 적 없어요"

김현서 기자2024.01.01 오후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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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진.

한국 여자골프의 '간판'에서 2022년 '루키'로 미국 무대에 도전한 최혜진(25)이 어느덧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 3년 차를 맞았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최혜진은 세계 최고의 무대를 경험하면서 웃고 울면서 더욱 성숙해졌고 단단해졌다.

2024시즌 25명 이상의 한국 선수가 LPGA 투어에서 뛰게 된다. 양희영, 고진영, 김효주 등 주축 선수들에 이소미, 성유진, 임진희 등 국내 스타들이 LPGA에 합류하면서 투어에 더욱 활기를 불어넣을 예정이다. 한국 골프 여제들이 LPGA 새 전성기를 이끌 거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주목해야 할 선수가 있다. 언제든 우승할 수 있는 경기력을 지닌 최혜진이다.


2017 US여자오픈 출전한 모습.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최혜진은 아마추어 시절이던 불과 열여덟 나이에 US여자오픈(2017)에서 '깜짝 준우승'을 차지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2020년 2월 ISPS 한다 빅오픈에서 준우승한 경력도 있다. LPGA 새 얼굴이 되기 앞서 최혜진은 국내 무대를 먼저 평정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시즌 동안 KLPGA 투어에서 '대상 3연패' 일궈낸 뒤 2022년 본격적으로 LPGA 투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데뷔 시즌 LPGA 투어 출전 대회 수만 27개였고 이 중 톱10에만 10차례 들었다. 우승 없이도 CME 글로브 포인트 5위에 올랐고, 시즌 상금 역시 200만 달러를 넘겼다. 비록 아타야 티띠꾼(태국)에 신인상을 내줬지만, LPGA 투어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껏 기대에 부푼 두 번째 시즌. 그러나 23개 대회에서 우승 없이 톱 10 두 차례를 기록했다. 데뷔 시즌에 비해 다소 아쉬운 성적이었다. 큰 관심이 부담이 된 걸까. 긍정적인 면도 많았다. 컷 탈락은 단 한 차례 뿐이었다. 그만큼 기복 없이 꾸준한 플레이를 했다는 이야기다. LPGA 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 중 파3 홀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둬 2023 '삼성증권 S.Lounge 파3 코리안 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아직 LPGA 우승은 없지만 언제든 가능한 선수가 최혜진이다.


최혜진은 최근 JTBC골프와의 인터뷰를 통해 두 번째 시즌을 이렇게 평가했다.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마음이 더 커요. 데뷔 시즌에는 성적이 더 좋기도 했고 '힘들다'라는 생각을 못 할 정도로 되게 바쁘게 지냈는데, 2023시즌에는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여러 부분에서 '이게 좋을까, 저게 좋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하다 보니까 힘들었던 것 같아요."

물론 더 나아진 점도 있다고 했다. "미국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하면서 편해졌고 무엇보다 제가 앞으로 무엇을 하면 더 좋을 지에 대해 확실히 알게 됐어요."

최혜진은 2023시즌에 컷 탈락이 단 한 차례(포틀랜드 클래식)였을 정도로 기복 없이 꾸준한 경기력을 보였다. 그러나 최혜진은 "오히려 그 한 번의 컷 탈락이 아쉬웠어요. 당시 컷 탈락할 정도의 컨디션은 아니었는데... 데뷔 시즌엔 컷 탈락이 없었기 때문에 더 아쉬웠던 것 같아요"라고 했다.

최혜진은 국내 후원사 대회에서 우승한 후 곧바로 출전한 마이어 LPGA 클래식에서 시즌 첫 톱10에 올라 이후 LPGA 첫 우승 기대감을 부풀리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정상에 서진 못했다. 우승이 없는 것에 대해 조급함을 느끼진 않을까.

"물론 있긴 해요. 지금도 자신 있게 플레이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첫 우승이 나와야 심적으로도 더 편해질 테니까요. 그런데 우승 생각을 하고 대회에 나서면 오히려 더 안 좋더라고요. 대회 중에는 경기 내용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해요."

기대하는 시선이 많아 부담이 된 것이냐고 묻자 "어느 정도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아는 선수들이 우승하는 걸 보면서 '나도 빨리 하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들고, 또 주변에서도 이제 우승할 때가 됐다고 이야기를 많이 하니까 '진짜 해야 하는데,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많은 분의 응원 덕분에 제가 잘할 수 거라 너무 깊이 생각하지는 않으려고요"라며 싱긋 웃었다.

아직 우승은 없지만 LPGA 투어에 도전한 걸 단 한 번도 후회한 적 없다는 최혜진. "한국에서 뛰면 쉴 수 있는 시간도 많고 환경적으로 더 편하긴 하지만, LPGA 투어에서 뛰면서 다양한 코스들을 많이 접할 수 있게 됐고 또 최고의 선수들이 플레이하는 걸 옆에서 보면서 저도 많이 성장했으니까요. 앞으로도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후회한 적은 없어요."


어느덧 스물 다섯, LPGA 투어 3년 차를 맞아 마음가짐도 남다르다. "정말 시간이 빠른 것 같아요. 이제는 정말 '경험을 쌓는다'라는 말은 하면 안 될 것 같아요(웃음). 2년 동안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으니까 새 시즌에는 팬들이 원하는 공격적이고 당찬 플레이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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