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
최근 부진에 빠졌던 전인지(28)가 반등에 성공했다. 전인지는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24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렌드주 베데스다의 콩그레셔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1라운드. 전인지는 보기 1개를 범했지만 버디를 무려 9개나 잡아내며 8언더파 64타를 기록했다. 전인지는 공동 2위 최혜진(3언더파 69타)에 5타 앞선 단독 선두에 올랐다.
경기를 마친 전인지는 “최근 몇 주간 성적이 잘 안 나오면서 기분이 썩 좋진 않았다. 그러나 나는 경기 결과보다는 코스에서의 과정에 집중했다”며 “이런 생각들이 도움이 많이 됐다. 코스에서 캐디와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최대한 골프를 즐기려 했다. 오늘도 괜찮은 라운드를 치러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전인지는 이날 버디 9개를 몰아치며 8언더파를 기록했다. 특히 15~18번 홀에서 4연속 버디를 만들기도 했다. 그 속에는 전인지의 놀라운 퍼트감이 숨어있었다. 전인지는 연속 버디 상황에서 모든 홀을 1퍼트로 마무리 지었다. 대회 전체를 놓고 봐도 25개의 퍼트만 했을 뿐이었다. 전인지는 “밤에 내린 비 때문에 코스가 전체적으로 길어진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그린은 더욱 부드러워져 균형이 맞았다”며 “모든 샷에 집중했다. 버디를 이렇게 많이 잡은 줄도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전인지는 이날 25개의 퍼트밖에 하지 않았다. [사진 Gettyimages]
전인지의 8언더파는 많은 선수들을 놀라게 했다. 여자 골프 세계 랭킹 2위 넬리 코다(미국)는 “전인지는 정말 잘했다.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제니퍼 컵초(미국) 역시 “오늘 코스가 어려워서 나도 굉장히 잘 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전인지가 어떻게 8언더파나 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코다와 컵초는 모두 1언더파 71타를 쳤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의 연관성도 눈길을 끈다. 매킬로이는 이번 대회 코스와 동일한 곳에서 열린 2011년 US오픈에서 우승했다. 당시 매킬로이는 전인지와 비슷하게 대회 첫날 6언더파를 치며 압도적으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이후 매킬로이는 연이어 좋은 스코어를 기록했고 16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준우승한 제이슨 데이(호주)와는 무려 8타 차였다.
매킬로이는 현재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 출전 중이다. 공교롭게도 매킬로이 역시 8언더파를 쳤고 공동 선두에 올라있다. 여러모로 전인지와 연관성이 깊다. 그러나 전인지는 “매킬로이가 우승했던 그 때의 경기를 보지는 못했다”며 “단지 내 골프에 조금 더 집중하고 싶다. 이번 대회에 나서기 전 계속해서 생각했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