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지와 리디아 고, 노예림(왼쪽부터)이 29일 포천 아도니스C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KLPGA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미디어데이에서 밝은 표정으로 얘기하고 있다. 사진=KLPGA
“즐기고 싶다.”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맹활약 중인 교포 삼총사 이민지(25) 노예림(20, 이상 하나금융그룹) 리디아 고(24, PXG)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수들과 한 치 양보 없는 경쟁을 예고했다.
이들 삼총사는 29일 경기도 포천 아도니스 컨트리클럽(파71, 6480야드)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KLPGA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공식 미디어데이에서 “모처럼 한국에서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최대한 즐기겠다”고 입을 모았다.
질문에 답변 중인 이민지. 사진=KLPGA
지난 7월 열린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따낸 이민지는 “에비앙 대회 우승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큰 소득”이라며 “언제 메이저 대회 우승을 할 것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내가 제어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어서 아쉬움이 있었다. 에비앙챔피언십 우승으로 심리적으로 편안해졌다”고 돌아봤다.
2년 만에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 나선 이민지는 “하나금융그룹 소속으로 대회에 출전하게 돼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 지난해 오지 못했기 때문에 올해 더 특별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진지한 표정으로 답변 중인 리디아 고. 사진=KLPGA
도쿄올림픽 골프 여자부 동메달리스트인 리디아 고 역시 “한국에 와서 기쁘다. 무관중 대회로 치르고, 코로나 여파로 분위기가 예년에 비해 달라졌지만, 최대한 즐기고 돌아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른 두 선수와 달리 이날 새벽에 귀국한 리디아 고는 “피곤한 게 사실”이라면서도 “투어 활동을 하는 프로 선수라면 당연히 적응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2회 연속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리디아 고는 “올림픽 직전에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셔서 가족 모두 슬픔에 잠겼다. 올림픽 직후 LPGA투어에 복귀해야 했기 때문에 귀국을 못했는데, 함께 있던 언니가 메달을 갖고 귀국해 가족들과 기쁨을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은메달은 아버지가 어딘가에 숨겨 놓으셨는데, 동메달은 형부가 어딘가에 숨겨 놓았다. 내가 가지려면 메달을 하나 더 따야할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창한 한국말로 인터뷰 중인 노예림. 사진=KLPGA
에비앙 챔피언십 단독 3위에 오르는 등 LPGA투어 무대에서 꾸준히 우승권에 진입하고 있는 노예림은 “우승은 없지만, 우승 경쟁을 한 것만으로도 기쁘다. 특히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3위에 오른 게 개인적으로 힘이 많이 됐다. 아쉬움도 있지만, 아직 루키라 시간이 많다고 생각한다. 천천히 간다고 생각하고, 경험을 더 쌓고 타이밍이 맞으면 우승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예림은 “한국에서 대회를 치르기 때문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에 머물면서 많은 것들을 즐기고 돌아가고 싶다. 대회도 즐길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지는 첫날 최혜진(22, 롯데) 임희정(21, 한국토지신탁) 등 KLPGA투어 대표 볼 스트라이커들과 맞대결을 펼친다. 리디아 고는 박현경(21, 한국토지신탁), 장하나(29, BC카드)와 한 조에 편성됐다. 박현경은 산악지형에 강하고, 장하나는 ‘가을 강자’라 첫날부터 흥미진진한 매치업으로 펼쳐진다. 노예림은 이다연(24, 메디힐) 이소미(21, SBI저축은행) 등 올해 우승 경험자들과 맞대결 한다.
친환경 대회를 표방하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은 오는 30일부터 나흘간 펼쳐진다.